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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WTO 제소 방침을 밝히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
한국이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기로 한 데 대해 일본측은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2일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한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그간 수출관리 당국간 대화가 계속됐음에도 한국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22일 잠정 정지한 일본의 3개 품목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 상황이 애초 WTO 분쟁 해결 절차 정지의 조건이던 정상 대화의 진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취한 3대 품목의 수출 규제 및 수출 절차 우대 국가를 명시한 백색 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과 관련해 5월 말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일본에 통보했지만 일본은 끝내 전향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산업부는 별도의 양자협의 없이 WTO에 패널설치를 요청해 분쟁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일본의 WTO 협정 의무 주요 위반 사항은 우리나라만 특정해 포괄허가에서 개별수출허가로 전환한 차별금지 의무, 최혜국대우 의무, 반도체 등 3개 품목에 대해 계약건별로 반드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하고 어떤 형태의 포괄허가도 금지한 수출제한 조치의 설정, 유지 금지 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패널이 구성되면 사안 검토와 결론, 상소 등 10개월에서 13개월 가량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일반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꿨다. 8월에는 한국을 자국 기업이 수출할 때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일본이 제기한 이유가 모두 해소된 상황에서도 일본은 전향적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는 결국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이들 세 가지 이유에서 기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원칙에 입각한 좀 더 강경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 우리 정부의 WTO 분쟁 해결 절차 재개는 적절한 조치다.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한 대응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으로 접어들었고, 오히려 관련된 일본 기업의 피해만 확인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2월 포토레지스트 수출 규제를 기존 개별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로 전환해 일부 완화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양국 기업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양국 간 관계 악화 등 우려되는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 기업의 정당한 이익 보호를 위해서라도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한 공방이 이어지겠지만 필요할 땐 강하게 나갈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확인시켜 줘야 한다.